이 글은 계간 "부모가 최고의 의사" 4호에 실린 글입니다.
공부합시다, 예방접종
희생자에게 예우를 갖춰라 3
»»류재천 (대표 / 발행인)
반공동체적 행위를 중단하라
60년 전 이 땅에 비극적인 전쟁이 있었습니다. 아직도 당시 전사자의 유골을 찾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희생자에 대한 예우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게 됩니다. 벌써 손자를 보고도 남는 시간이 흘렀지만,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희생했던 사람들을 대우해주는 것은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중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백신 맞고 죽으면, 그것을 인정받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엄마가 설거지하다가 아이를 죽였다고 의심받고, 엎드려 재워서 죽였다고 죄를 뒤집어쓰는 것이 현실입니다. 접종 받고 서너 시간만에 죽어도 영아돌연사라고 결론지어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 아가들은 '영아급사증후군'라는 해괴한 병명으로 세상을 마감해야 합니다.
백신이 꼭 필요하다면 그것을 맞고 부작용이 일어난 아가들을 홀대해서는 안 됩니다. 희생자들을 홀대하면 누가 국가를 믿겠습니까? 일제강점기에 독립을 위해 애쓰던 수많은 애국지사들이“ 차라리 친일할 걸”이라는 몹쓸 표현까지 쓰면서 국가를 원망하는 일이 생기는 것도 그들과 그들의 후손을 우리가 너무 홀대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아기들은 백신부작용 사망으로부터 전혀 보호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희생자들을 그대로 두고 백신에 대한 믿음, 국가에 대한 믿음이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백신프로그램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희생자에 대한 예우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피눈물 나는 가슴을 들고 법정에 가서, 국가로부터 부작용으로 돈이나 뜯어내려는 사람으로 대우 받는 현실에서 이 공동체가 제대로 굴러갈 수 있겠습니까?
DTaP주사 이후 뇌성마비에 걸린 아들에 대해 보상을 받은 한 엄마가 한 말은 이 무시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저를 애 아픈 것으로 돈이나 뜯어내는 사람 취급하더라구요.”
반신불수가 되어 제대로 몸도 못 가누던 아이에게 겨우 삼백만 원의 보상을 해주면서 국가가 한 일이 무엇이었는지 보여주는 한 마디입니다. 이렇게 희생자를‘ 처리’하여 국가가 얻는 것은 무엇인가요? 백신에 대한 불신은 보상금보다 보상받기 위해 내는 서류가 더 많은 현재 시스템에서 비롯됩니다.
우리 백신체계는 선진국 중 보건정책과 의료정책이 가장 나쁜 나라, 아이들이 가장 건강하지 않은 나라, 선진국 중 유일하게 전 국민이 의료보험 혜택조차 받지 못하는 나라, 미국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거지 동냥주듯 보상하는 지금의 부작용 보상체계와 미국의 백신정책을 따라가면서 못된 것만 그대로 배우는 우리 보건당국의 모습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습니다.
백신 많이 접종하는 나라의 아이들이 건강하면 미국 아이들이 세상에서 제일 건강해야 할텐데, 그 반대이니 이 현상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미국은 접종의 종류가 많지 않던 1950년대에 유아사망률 세계 3위였는데, 접종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떨어지기 시작해서 1990년대에 29위, 백신 신제품이 물밀듯이 출시되고 그럴 때마다 의무접종을 밀어붙인 결과로 2010년에는 세계 46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런 미국에서조차 신념에 따라 백신접종을 거부할 수 있으며, 환자와 보호자에게 백신제품설명서와 부작
용 발생시 대응방법을 제공하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건강한 나라로 손꼽히는 일본은 우리 아기들이 맞는 백신의 반도 접종받지 않습니다. 정부와 의사들은 뭣에 홀린 듯 왜 자꾸 미국만 따라가는 것일까요? 이 현상을 두고 일본은 보건후진국이라고 평가하는 의사도 있다니 한숨이 나올 뿐입니다. 장수나라로 유명하고, 세상에서 아기들이 가장 건강한 나라에 속하는 일본을 보건후진국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들과 무슨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지 걱정이 많이 됩니다.
보건당국은 백신이 국민 건강에 없어서는 안 될 최고의 선물인 것처럼 말합니다. 그것이 없어지면 당장 온 국민이 역병에 시달릴 것처럼 말하고 있습니다. 진정 그렇다면 모든 백신부작용 치료비를 전액 부담하고,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부작용 보상을 거부하는 비윤리적이고, 반공동체적인 모습을 버려야 합니다. 진짜 현재의 백신프로그램이 나라를 지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 때문에 피해받는‘ 숭고한’ 희생자들에게 예우를 갖춰야 합니다.
P.S. 편집이 끝나고 인쇄가 들어가기 전에, 고등법원에서 패소한 질병관리본부가 대법원에 항소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꽃놀이’는 아직 끝나지 않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