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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호한의사가 생각하는 비염 - 上: 예전과 달라진 현대인의 비염

작성자:     작성일시: 작성일2017-01-02 15:37:41    조회: 2,331회    댓글: 0

 

 

 

자연치유


한의사가 생각하는 비염 - 上:  

예전과 달라진 현대인의 비염


»»김충규 (한의사)

 

 

 

  여름 무더위가 영원할 것 같더니 이 칼럼을 쓰고 있는 오늘이 벌써 처서(處暑)입니다. 본격적인 가을이 코앞까지 왔습니다. 매년 그렇지만 비염이 심한 분들은 이즈음이 가장 힘드실 겁니다. 그래서 이번 주제는 비염입니다.

 

  현대인들의 비염이 달라졌다!

 

  현대인들의 비염은 달라졌습니다. 어떤 점들이 달라졌는지 크게 3가지를 들어보겠습니다.

 

  첫째, 기존의 양방치료가 잘 듣지 않게 되었습니다. 옛날에는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이 대부분 이비인후과 치료가 효과가 있었습니다. 특히 항히스타민제를 쓰면 콧물의 양도 많이 줄고 재채기와 코가려움증도 잘 없어지고는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현대인들이 비염으로 한의원을 찾는 추세가 많이 늘었습니다. 강한 항히스타민제인 알레그라나 지르텍으로도 전혀 효과가 없다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이런 분들은 콧물의 양은 많지 않은데, 코막힘과 가려움증을 더 많이 호소합니다.

 

  둘째, 통년성 비염이 가파르게 증가하였습니다. 비염을 크게 통년성 비염과 계절성 비염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통년성 비염이란 비염 증상이 일년내내 있는 경우를 말하며, 계절성 비염은 주로 환절기에 심해졌다가 완화되는 비염을 말합니다. 예전에는 주로 계절성 비염 환자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비염 증상이 일년내내 있는 통년성 비염 환자가 늘었습니다.

 

  셋째, 비부비동염으로 이행하는 경향이 커졌습니다. 예전에는 비염의 진단이 쉬웠습니다. 알레르기 비염, 축농증이 확연하게 구분되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현대인들의 비염은 비부비동염으로 이행하는 경향이 커졌습니다. 즉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환자가 코막힘이 심해지면서 누런 콧물과 두통을 호소하다가 축농증으로 넘어가기도 합니다. 또한 축농증 환자가 코가 예민해지면서 재채기를 많이 하고 코와 눈 주위가 가려워지는 알레르기 비염 증상을 같이 호소하기도 합니다. 비염과 부비동염(축농증)이 같이 합병되는 비부비동염의 양상이 많아진 것입니다.

 

 

  달라진 비염! 원인은 무엇일까?

 

  첫째, 기후의 변화입니다. 예전에는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골고루 나타나는 온대기후와 냉대기후가 지배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우리 나라는 점차 아열대 기후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즉 많이 무더워졌습니다. 봄과 가을이 많이 줄고 여름이 많이 늘었으며, 동남아 같이 열대 지방에서나 나타나는 계절성 호우인 스콜도 자주 나타납니다. 벌써 제주도에는 열대 지방에서나 재배되던 망고와 커피가 난다고 합니다. 예전보다 평균기온이 많이 상승한 까닭에 현대인들의 비염 양상도 이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고온건조해진 기후로 인하여 코의 점막도 건조해지며 코의 점액 분비도 줄어들게 되어 현대인들의 비염 양상도 바뀐 것입니다. 이런 기후 변화는 전체적으로 인체 내에서 양기(陽氣)와 음기(陰氣)의 균형을 깨뜨리는 인자가 되기도 합니다. 즉 양기는 왕성해지는 반면, 음기는 쇠약해지는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둘째, 먹거리의 변화입니다. 현대인들의 입맛이 점차 자극적으로 변한 것도 비염이 달라지게 된 데 한몫 합니다. 현대인들은 과로에 시달리고 스트레스가 많다보니 전반적으로 기의 흐름이 느려지고 정체되는 기울(氣鬱)증세가 많아집니다. 그러다보니 커피, 고추, 마늘, 생강, 홍삼 등과 같이 양기를 북돋워서 퍼뜨려주는 음식들을 즐겨찾기 마련입니다. 이런 먹거리로 인해 기울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겠지만, 반대로 인체의 음기는 오히려 손상이 됩니다. 양기와 음기는 서로 균형을 이뤄야 하는데, 양기를 계속 자극하는 먹거리는 결국 음기가 제대로 숙성되지 못하게 방해를 하기 때문입니다.

 

  셋째, 생활습관의 변화(식사와 수면)입니다. 식사의 경우를 보면 아침을 거르고 저녁을 과하게 먹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아침은 양기가 태동하는 시간대이므로 아침 식사는 참으로 중요합니다. 이런 아침식사를 거르니 몸이 나른하고 힘이 없어져서 각성효과가 있는 커피와 단맛이 농후한 초콜릿이나 에너지바를 많이 먹게 됩니다. 그러면 일시에 양기가 치솟아 오르게 되어 양기가 과다해집니다. 과다해진 양기는 음기를 손상하게 됩니다. 우리 몸의 음기는 밤 시간에 자라고 갈무리가 되는데, 그런 수면시간이 점차 짧아지고 늦어집니다. 따라서 우리 몸의 음기는 제대로 자랄 수가 없게 됩니다. 즉 식사와 수면의 변화로 인해 양기는 과다해지나 음기는 점차 부족해지는 경향이 만성적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현대인들의 비염에서 가장 큰 병리는 무엇일까?

 

  이런 요즘 현대인들의 비염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먼저 앞서 말씀드린 양기와 음기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우리 몸은 에너지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런 에너지를 한의학에서는 기(氣)라고 부릅니다. 기는 크게 양기와 음기로 구분합니다. 양기와 음기를 구분하는 기준은 맥관(脈管-동물의 몸 속에서 액체가 흐르는 관. 혈관과 림프관을 일컫는다)입니다. 양기는 맥관의 외부에 위치하여 인체의 체온을 유지하며 외부의 바이러스나 세균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 작용 등을 합니다. 음기는 맥관의 내부에 위치하여 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며 우리 몸의 진액을 구성합니다. 이때의 진액이란 혈액, 림프액, 관절액, 점액 등을 포괄합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예전에는 비염의 가장 큰 병리는 양기 부족이나 양기의 정체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부족해진 양기를 보충해주거나 막힌 양기를 잘 풀어주기만 하면 비염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양기가 부족해진 경우는 잘 먹고 잘 쉬어주면 비염이 좋아지고, 양기가 막힌 경우는 막힌 양기로 인해 생긴 염증을 가라앉히는 항히스타민제를 써주면 효과가 좋았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현대인들의 비염은 달라졌습니다. 양기의 부족과 양기의 정체가 주된 병리가 아니라 음기의 부족이 주된 현대인의 비염에 대한 병리로 자리 잡게 된 것입니다. 양기가 너무 과하게 된 나머지 음기가 약해지고 손상 받게 되는 것이 현대인들의 주된 비염의 병리가 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현대인의 비염에서는 양기와 음기의 밸런스를 잡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현대인의 예전과 달라진 비염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겠습니다.

 

이 글은 계간 "부모가 최고의 의사" 11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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