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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아이들이 열나면 걱정이세요?

작성자:     작성일시: 작성일2016-12-28 12:43:44    조회: 2,148회    댓글: 0

자연치유


아이들이 열나면 걱정이세요?


»»김효진 (살림닥터 / 살림한의원 원장)

 

  아이를 기르면서 가장 어려운 점이 아이들이 아플 때죠. 그 중에서도 해열이 안 될 때 가장 엄마아빠들이 불안해하고 두려워한다고 합니다.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피할 수 없는 것이 열이 나는 것인데요. 열은 왜 나는 걸까요?

 

  바이러스나 세균 등 이물질이 몸에 들어오면 우리 몸의 방어력이 작동되어서 열이 납니다. 열이 나는 것은 우리 몸이 바이러스와 세균들과 전투를 치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 상처가 나도 열이 납니다. 백혈구 경찰들이 몰려와서 염증을 일으켜서 오염물질이나 바이러스를 몰아내고 상처를 치료하고 있다는 의미죠. 모기에 물려도 물린 자리는 붓고 열이 납니다. 그건 모기가 우리 피부에 주사한 마취제의 독성 때문에 그 독성을 해독하느라 우리 몸이 열을 내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열은 우리 몸을 지키는 반응이지 열그 자체가 병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열이 난다는 것은 기본적인 생명 유지시스템은 이상이 없다는 신호이니 일단 안심하고 차분히 대응을 해야겠죠?
일반적으로 체온이 41.7도가 넘으면 뇌에 손상이 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41.7도가 된다고 금방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속적으로 그 온도를 넘을 때 그렇다는 것입니다. 그럼 뇌가 아닌 다른 곳은 어떨까요? 당연히 아무 문제없습니다. 우리가 반신욕을 할 때, 대중탕에서 열탕에 몸을 담글 때 그 때 수온이 40~42도 정도입니다. 그런 사우나를 할 때면 우리 몸은 오히려 편안함과 시원하게 이완되는 것을 느낍니다.


  고열에서는 오로지 뇌가 문제인 것입니다. 우리 몸에서 하루 종일 쉬지 않고 가동하는 곳이 있습니다. 물론 엄밀히 따지면 모든 세포가 다 그러하지만 좀 크게 보자는 얘기죠. 하루 종일 펄떡거리는 심장입니다. 또 하루 종일 숨을 쉬는 폐입니다. 이 두 곳은 우리가 쉬어도, 잠을 자도 계속 움직입니다. 말 그대로 기관실인 것이죠. 종일 움직이니 종일 열이 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세상의 어떤 엔진도 작동과 함께 열을 발생시키지 않는 엔진은 없으니까요. 동시에 이 두 곳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중요한 곳입니다. 그래서 죽음을 표현할 때 ‘숨이 끊어졌다, 심장이 멈추었다‘고 하기도 하죠. 이만큼이나 중요하니까 보호를 잘 하는 구조로 만들어져있어야 합니다.


  제일 잘 보호하는 방법은 단단한 박스로 감싸서 외부의 자극이 심장이나 폐로 전달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겠지만 완전 밀봉을 하자니 잘못하면 열이 차서 저절로 죽을 판입니다. 그래서 튼튼한 창살구조로 보호와 열 발산 기능을 동시에 갖추도록 한 것이 갈비뼈의 형태입니다. 우리 몸이 참으로 스마트하고 멋지죠?


  평소에는 가만히 있는 듯하다가 움직임에 따라서 발열 정도가 심하게 차이가 나는 팔다리 근육들은 구조의 중심역할만 하는 뼈대가 있을 뿐 외부를 감싸는 구조물은 없습니다. 근육은 생명을 좌우할 만큼 위험한 조직도 아니고 또 힘을 받으면 뼈보다 단단해지기도 하는 것이니까요. 이렇게 구조의 특성을 살펴보면 뇌는 가장 단단한 박스로 밀봉되어진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환기창이라고는 없는 해골로 둘러 쌓여있습니다. 뇌가 생각을 한다고 심장만 큼, 근육만큼 열이 나지는 않습니다. 거의 변화가 없는 정도죠. 그러니 생명에 있어서 중요한 기관이긴 하지만 발열성이 극히 희박하기 때문에 보호구조만 잘 발달된 형태로 되어있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몸에 열이 많이 나게 되면 가장 대책이 없는 곳이 뇌입니다. 막상 열이 나기 시작하면 열을 발산시킬 구조가 없으니 말입니다. 이 때문에 열이 엄청 높으면 뇌가 위험하고, 뇌에 치명적 손상이 온다는 말이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머리에 뚜껑 하나만 있어도 참 쉬울텐데 말입니다.


  환기창이 없어도 뇌의 열을 없애는데 아주 쉽고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뇌를 둘러싼 머리 전체를 차게 해주면 됩니다. 가장 전통적인 해열법, 찬 물수건 머리에 얹기. 그보다 효과적인 것은 물수건으로 얼굴과 머리를 계속 닦아주는 것입니다. 닦으면 열이 식기도 하지만 피부에 남은 물기가 마르면서 기화열을 빼앗아가기 때문에 닦은 부분이 빨리 차가워집니다. 

 

  아이들이 열이 나면 엄마가 물수건으로 계속 얼굴과 머리를 닦아주라고 하고 그 대신 다른 신체 부위는 왠만하면 닦거나 옷을 벗기지 말고 그냥 유지하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고열을 수반한 병에서는 뇌와 가슴 외에는 더운 것이 더 나은 경우가 많거든요. 이불을 배까지 잘 덮고 목과 머리만 물수건으로 닦아주면서 기다리면 해열은 저절로 됩니다.


  열이 빨리 안 내리면 어쩌냐구요? 내릴 때까지 계속 닦아주면서 기다리셔야죠. 기다리느니 얼른 해열제 먹여서 열을 내리는 것이 낫지 않으냐고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만 따지고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열은 외부의 적과 나를 지키기 위한 전투를 벌이는 것입니다. 외부에서 적이 쳐들어왔는데 방어전도 하지 않고 있으면 어찌 되겠습니까? 그러니 당연히 싸워야죠. 외부의 적과 싸우는 동안은 계속 열이 납니다. 전투가 오래 계속 되면 힘이 빠지고 지칩니다. 그렇다고 그만 싸우라 할 수는 없습니다.


  해결을 봐야하고 또 해결을 봐야 끝나는 전투니까 말입니다. 해야 할 전투라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우리 몸이 초토화되어 전투 후에 남은 것이 없으면 안 되겠죠? 면역계에는 분명히 남는 것이 있습니다. 면역계가 경험을 쌓아서 더 똑똑해지고 비슷한 류의 적을 만나면 다음에는 더 효과적으로 싸워서 전투를 더 빨리 끝내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몸이 지나치게 손상되거나 회복불능의 상처를 남긴다면 잘못된 일입니다. 전투로 인한 과도한 부작용이나 후유증을 미리 짐작하고 대비하거나 막아야할 것입니다. 해열이란 엄밀히 말하자면 열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열이 저절로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리는 일입니다. 그냥 하염없이 시간만 보내면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후유증을 방지하는 각종 수단을 쓰면서 기다리는 것입니다. 머리를 차갑게 하는 것도 근본적인 목적은 열이 내릴 때까지 문제없이 기다리는 기술에 다름 아닙니다.


  아이들이 열이 나면 면역계가 실전을 통해 경험을 쌓으며 공부를 하는구나 생각하고 열이 나는 동안 후유증이 생기지 않도록 물수건으로 머리를 잘 닦아주면서 몸의 공부가 잘 끝날 때까지 기다려주면 됩니다. 소화가 잘 되는 음식으로 물과 영양을 보충해주면서 말입니다.


  제가 이렇게 제 아이들을 길렀습니다. 어떤 열도 이런 방법만으로 충분히 잘 해결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제 아이들은 모두 해열제 한 방울도 써보지 않았습니다. 제가 엄마들에게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


  “내가 가르쳐 주는 대로만 키우면 무인도에서도 아이들 키울 수 있어요.”


  의료기관이나 약이 없어도 된다는 말입니다. 여러분 모두 아이들을 약물중독으로부터 보호하고 무공해육아법으로 키워 가시기를 바랍니다. 

 

이 글은 계간 "부모가 최고의 의사" 4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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