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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미생물은 적일까 친구일까?

작성자:     작성일시: 작성일2016-12-28 13:40:53    조회: 1,931회    댓글: 0

이 글은 계간 "부모가 최고의 의사" 3호에 실린 글입니다.

 

공부합시다, 예방접종
미생물은 적일까 친구일까?

»»김효진 (살림닥터 / 살림한의원 원장)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대사성 질환은 그렇게 만연해도 백신이 없죠. 백신은 세균과 바이러스성 질환에만 해당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질환군 전체를 놓고 봐도 세균과 바이러스성 질환이 차지하는 비율은 미미합니다. 그래도 그것이 무서워서 백신접종을 주장한다면 대응책으로써 백신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인 지를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죠?


  성인의 몸에는 평균적으로 2~4Kg의 미생물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눈에 전혀 보이지 않는 미생물이 의외로 참 엄청난 양을 차지하고 있죠? 흔히 잘 알려진 미생물은 대장균 정도입니다. 하지만 우리 피부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것도 미생물이고 매 순간 호흡을 통해 우리 몸을 들락거리는 공기 중에도 엄청난 양의 미생물이 존재합니다. 입 안에도, 침 속에도 있어서 이를 잘 닦지 않았을 때 치아가 상하죠. 우리가 누군가를 만나 악수를 하면 가장 먼저 닿는 것은 손바닥의 피부가 아니라 손바닥에 존재하는 미생물들입니다. 이렇게 많은 미생물이 우리 몸에 항상 존재한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바로 공생을 위
한 최상의 조건이 건강의 길이라는 뜻입니다.


  일반적으로 병을 일으키는 것은 병원성 미생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병원성 미생물이라고 하니까 그것들만 선택적으로 잘 피하면 되겠다 싶을 수도 있지만 바로 그런 발상이 백신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미생물의 세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이런 단순한 발상이 질환에 대한 최선의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는 것입니다. 미생물은 세상 어디에서든 대개 하나의 종류가 아닌 복합적인 종들로 섞여서 존재합니다.


  잘 알려진 대장균을 예로 들어서 생각해봅시다. 비피더스다 웰치다 하는 말들은 유산균 광고를 통해 많이 알려졌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익숙하게 들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비피더스균이 웰치균보다 많으면 건강한 장이고 웰치균이 더 많으면 복통, 설사를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발효유 회사는 그러한 이유로 비피더스균이 많이 함유된 요구르트를 먹여야한다고 결론을 내리죠. 

 

  이것은 근본적으로 보자면 틀린 말입니다. 비피더스균이 더 많을 수 있는 장내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가 정답입니다.
장내환경이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 비피더스균을 넣어주면 어떻게 될까요?
미생물은 종의 특성상 환경에 극도로 민감합니다. 냉장고에 넣으면 생장을 멈추고 냉장고에서 꺼내면 곧바로 활동을 시작합니다. 마찬가지로 장내환경이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 비피더스균을 넣어주면 곧 사멸합니다. 흔히 말하는 배가 차다는 사람에게 비피더스균을 넣어주면 그것은 냉장고에 넣는 것과 같기 때문에 활성화되지 못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은 거꾸로 대응합니다. 적으니 까 더 많이 넣어주자는 방식으로 말입니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미생물에 관해서는 두 가지만 기억하면 더 이상 알려고 할 필요도 없습니다. 하나는 미생물은 조건이 맞아야 그 힘을 발휘하므로 병원성 미생물이 힘을 쓸 수 없는 조건, 유익한 공생형 미생물이 힘을 쓸 수 있는 조건을 체내환경으로 만들려고 노력해야한다는 것입니다. 간단한 예를 들자면, 여름에 차가운 것을 많이 먹어서 배탈이 났다고 쳤을 때, 따뜻한 것을 먹이고 배를 따뜻하게 해주면 비피더스균은 금방 증식해서 원상복귀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비피더스균이 많이 함유된 차가운 요구르트를 먹이면 회복될 수 없습니다. 차가운 요구르트 안에 있는 비피더스균은 불활성화 상태로 존재하는 것이라 조건이 맞을 때만 활성화되기 때문입니다.


  선거철이 되면 부동표라는 말을 많이 쓰죠? 경우에 따라서 선택하는 후보가 바뀔 수 있는 사람들을 두고 말하는 것이죠. 우리 몸의 미생물들은 체내환경에 따라 이 부동표와 같은 수많은 미생물들이 병원성으로 둔갑하기도 하고 유익한 공존형으로 존재하기도 합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어느 미생물이 우세가 되느냐가 전체 미생물의 균형을 좌지우지하게 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우호적인 미생물군의 영역을 확대하려고 노력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가장 자연적인 백신에 가까운 것이기도 합니다.

 

  1990년대 미국에서 한인에 대한 반감이 극단적으로 발생해서 한인타운에 폭동이 일어난 적이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인에게 폭행을 가하고 한인타운의 가게를 부수고 불을 질렀죠. 그 때 많은 흑인 친구들이 도와주고 보호해줘서 아무 피해를 입 지 않은 곳이 있어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 사람은 평소에 이웃들에게 친절하고 흑인들에게 자상하고 많은 도움을 주었던 사람이었습니다. 폭동이 일어났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많은 흑인 친구들이 그 가게로 달려가서“ 여기는 우리 친구 집이다. 적이 아니다.”라고 몸으로 막아섰다고 합니다. 우리가 미생물을 대하는 태도는 바로 이런 것이어야 합니다. 이런 차이로 역병이 돌 때도 그 병에 걸리는 사람이 있고 걸리지 않는 사람이 있는 것입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내 친구 미생물”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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