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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호일기(日氣)와 우리 몸의 변화

작성자:     작성일시: 작성일2016-12-30 17:51:53    조회: 2,173회    댓글: 0


 

 

자연치유

일기(日氣)와 우리 몸의 변화


»»김효진 (살림닥터 / 한의사) 옮김

 

 

 

  요즘은 하늘을 참 자주 올려다봅니다. 이번 여름이 유난히 습기가 많았던 탓에 그 동안 한참 잊고 있었던 하늘보기, 일기 몸으로 느끼기를 다시 시작한 때문입니다. 장마철이다, 태풍이다 하면서 더위 보다는 습기가 더 많이 우리 주변에 머무른 여름을 보내다보니 많은 분들이 소화장애, 두통, 어깨결림, 피로와 무거움을 느끼셨을 것입니다.

  또한 아토피 아이들은 더 심하게 긁고 습진이 있는 사람들은 더 많이 짓물렀을 것입니다.
  평소 보다 몸이 무거워서 잠도 많이 오고 자고나도 또 잠이 오는 분도 많으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장기화되는 일기 때문인 것을 아시는 분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기와 우리 몸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이번 여름은 매일 매일 비 아니면 흐림으로 일관되었습니다.

  습기가 없는 날이 별로 없었습니다. 여름이라 기온이 낮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습기가 계속 되면 빨래도 마르지 않고 바닥은 발 닿는 곳마다 눅눅해서 기분이 상쾌하지 못합니다. 샤워를 하고 나와도 피부가 곧 끈끈한 기분이 듭니다. 이 때문에 집집마다 보일러를 돌려서 습기를 말리려고 하게됩니다.


  우리 집에서는 보일러를 틀어놓은 상태에서도 바닥이 빨리 마르지 않고 눅눅하고 기름때 끼인 것 마냥 끈적해서 어느 하루는 신문지를 방바닥에 깔고 방석처럼 그 위에 앉아서 밥을 먹은 에피소드도 생겼습니다. 습기가 심하니 집 안에서도 졸지에 노숙 버전이 나온 것이죠.


  한의학에서는 인체를 소우주라고 부릅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대우주의 영향을 오롯이 받겠죠? 집안 분위기처럼 우리 몸도 꼭 같이 습기가 가득 차서 끈끈하고 바람이 통하지 않고 온 몸이 무거워지는 것입니다.
  이럴 때는 우리가 집에서 보일러를 틀고 선풍기를 틀어 무거운 공기를 날리듯 우리 몸도 그래야합니다.
  그렇다면 몸에서의 보일러 틀기와 선풍기 틀기는 어떤 것과 같을까요? 햇빛 들고 바람 부는 일에 해당되는 것이겠죠? 한 마디로 말하면 혈액순환, 기순환 즉 기혈순환입니다. 기혈순환이 잘 되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가만히 있어도 각종 습병에 시달리게 되는 것입니다. 

 

  순환이 되려면 무언가가 들고나고를 많이 해야 합니다.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것이 제일 간단한 방법이고 그 다음은 기혈순환을 촉진하는 음식을 먹는 것입니다. 기혈순환을 촉진하는 음식은 향이 조금 진하고 양념이 조금 강하고 재료의 성질이 가벼운 것이어야 합니다. 그러니 육류는 어울리지 않겠죠? 기름기가 많은 튀김류는 여차하면 조금 먹고도 체하기 쉽겠죠?


  그래서 제가 많은 분들께 겨울 요리로 대표되는 김치찌개를 자주 해드시라고 권했습니다. 식초와 고춧가루가 든 생나물무침도 좋고 와사비나 겨자가 든 음식도 좋다고 했습니다.
  대개 비가 오면 전이 생각난다는 분들도 많으신데 그건 하루 이틀 비가 올 때 이야기고 이번 여름처럼 계속 비가 오고 습기가 찰 때는 적절하지 못한 것입니다. 또한 우리 몸에서 청소를 잘 하는 대표적인 알칼리성 음식인 누룽지도 많이 권해드렸습니다. 특히 아직 어려서 이유식을 하거나 소화상태가 본래 좋지 못한 사람의 경우라면 누룽지죽이 가장 좋다고 권장하기도 했습니다. 호불호에 대한 이론이 많이 엇갈리는 커피도 이뇨작용을 하기 때문에 나쁜 첨가물만 추가하지 않는다면 이런 날씨에는 한 잔씩 마실만 합니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 하면 몸이 좀 안 좋다고 하면 무조건 병으로 생각하고 온갖 검사부터 시작해서 약과 치료로 직행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일기 때문인데도 불구하고 졸지에 이런 시기는 환자가 양산되는 시기가 되어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생활의 변화로 인한 몸의 변화 정도는 일상적인 생활처방으로도 얼마든지 회복하고 건강을 유지관리할 수 있는데 알고 모르고의 차이가 큽니다.

 

  가만히 있으면 2등은 간다는 말이 있죠? 혹 일기와의 이런 연관성을 몰랐다 하더라도 병원을 찾아가고 검사를 하는 발빠른 행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나았을 것입니다. 그러면 2등은 하는 것이죠. 너무 무심하게 오래 버티는 것도 나쁘지만 너무 컨디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검사를 선호하는 것도 하나의 발병원인이라는 것을 꼭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여름은 이미 지났으니 하는 수 없지만 이제 막 시작하는 가을은 1등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릴까요? 한의학적 기준으로 보자면 여름이 여름답게 뜨겁지 못했기 때문에 가을도 온전히 가을답기는 힘듭니다.

 

  밥을 하다가 보면 실수로 보온 상태에서 쌀을 앉힐 때가 간혹 있습니다.
  이럴 때 밥이 제대로 되지 않죠? 쌀만 불어서 그야말로 죽도 밥도 아닌 이상한 것이 되어버립니다. 찰기도 없고 다 익은 것도 아닌 이상한 상태. 이런 것을 담음이라고 부릅니다.


 이번 가을은 담음으로 인한 여러 가지 증상과 질환이 많아질 것입니다. 담음으로 인한 증상은 주로 무겁고 아프고 결리고 가래가 많아지는 등의 증상입니다. 이런 증상이 있을 때는 대소변 배출에 도움이 되는 것들 또는 맑은 음식 위주로 식사를 하시면 좋습니다. 땀을 한 번씩 내는 것도 원만한 배출의 한 방법입니다. 이번 가을은 일기가 큰 변화 없이 무난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래야 오는 겨울이라도 덜 힘드니까요.

 

 

이 글은 계간 "부모가 최고의 의사" 7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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