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신종플루 사태의 교훈]백신대란, 믿을 건 토종제약사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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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제약산업, 국가안보와도 직결" … 해외임상 성공 임박, 지원 필요

지난 2009년,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했던 신종플루 사태는 제약산업이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것임을 확인케 해 준 사례로 꼽힌다. 토종제약사의 생산기반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산업경쟁력을 강화하는정책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토종제약사 '신종플루 최후 보루' = "인플루엔자 백신을 전량수입에 의존하던 상황이었다면 전체 국민의 약 40%에 이르는 대규모 신종인플루엔자 예방접종사업이 이처럼 원만하게 이루어지지는 못했을 것이다."

지난해 7월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신종 인플루엔자 대응백서'의 머리말이다.

2009년 4월 26일 미국에서 첫 확진자가 보고된 후 전세계로 급속히 확산된 신종플루는 세계적으로 30만명이 넘는 환자와 3900여명의 사망자를 냈다. 우리나라에서도 총 26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복지부의 '소회'대로 백신을 수입에만 의존했다면 결과는 훨씬 참담했을 것이다.

당시 백신수입 무산에도 정부가 침착할 수 있었던 것은 그 해 7월 전남 화순에서 녹십자의 백신공장이 완공됐기 때문이다. 다행히 정부는 이 공장에서 만들어진 물량만으로 전 국민의 39%에 달하는 1913만명분의 백신을 접종시키는 데 성공했다.

◆'국가 성장동력산업' 기로 = 최근 제약업계는 해외임상을 통해 '토종 글로벌 신약'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을 대체할 토종 백혈병 치료제 '라도티닙'이 국내외 병원에서 최종 임상실험에 들어갔으며 토종 표적항암제 'CWP231A(가제)'는 혁신신약으로 미 FDA 임상실험 승인을 받아 MD앤더슨암병원에서 임상실험에 착수한 상태다. 이들이 최종 관문을 통과하면 5조 규모의 백혈병 시장과 30조 규모의 표적항암제 시장에서 막대한 경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약산업이 국가적 성장동력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기회라는 분석이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암 치료제에 있어 다국적기업의 독점적 지위와 높은 약값 유지를 감안할 때, 우리나라 건강보험의 재정 부담과 암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 또한 크게 경감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사례가 앞으로도 나오려면 연구개발 자금 문제가 해소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임상은 국내 임상보다 막대한 돈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결국 매출에서 발생한 이익으로 연구개발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확대돼야 이른바 '신약강국' 문턱 넘기도 가능하다는 뜻이다. 정부의 산업정책적 사고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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