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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문가들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시급해도 안전성이 최우선"…"최소 수년 걸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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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문가들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시급해도 안전성이 최우선"…"최소 수년 걸릴 것”

2020.04.17 18:13
한국과총·의학한림원·과학기술한림원 온라인 공동포럼서 전문가들 주장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네이버TV 캡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네이버TV 캡쳐

전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코로나19)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어느때보다 시급하지만 안전성을 충분히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안전성을 검증할 만한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지 않은 상황에서 신속심사 등이 이뤄질 경우 예기치 못한 부작용으로 더 큰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다. 

 

17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의학한림원, 과학기술한림원이 ‘COVID-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 어디까지 왔나’를 주제로 공동 개최한 온라인 포럼에서 전문가들은 현재 임상1상에 돌입한 백신 후보물질들도 개발 초기 단계로 안전성 검증을 거쳐 상용화되기까지 최소 수년에서 10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의 과학적 평가’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박혜숙 이화여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을 평가할 때는 연구결과 타당성, 효과와 안전성, 실제 환자 적용 가능성 등 3가지 핵심요소를 평가해야 한다”며 “안전성을 완벽하게 검증하려면 잘 설계된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상에 필요한 비교환자군 정의, 임상 대상 무작위 배정이 가능한지를 살펴보고 치료 부작용 등을 오랜 시간 검증하는 작업이 고려돼야 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부담이 크고 약물 및 백신 개발 요구가 어느 때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과학적 설계나 타당한 평가 없이 환자에 적용하는 것은 더 큰 위험을 유발할 수 있으며 안전성을 검증하고 효능을 높이기 위한 임상은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신의 경우 오랜 시간 동안 안전성을 검증하는 이유는 백신은 환자가 아닌 건강한 사람에게 접종하기 때문이다. 김성민 충남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장시간 안전성이 검증되지 못해 파국을 맞은 사례가 있다”며 2차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수면제나 임산부 입덧 억제제로 쓰인 ‘탈리도마이드’를 거론했다. 

 

당시 신약 안전성 검증이 철저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 약물을 이용한 임산부가 낳은 1만여명의 아이들이 팔다리가 짧거나 장기에 장애가 생겼고 약 40%가 사망했다. 김 교수는 “현재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필요성은 굉장히 높지만 급하게 개발하고 허가, 사용하기 시작했을 때 안전성 보장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코로나19의 특성상 고연령자 중심으로 약 5%가 위중한 것으로 보고되는 만큼 새롭게 개발되는 치료제나 백신은 위중한 환자들 중심으로 활용하는 전략도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백신 개발은 이제야 첫걸음을 뗐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성준 한국화학연구원 신종바이러스(CEVI)융합연구단 팀장은 “백신을 너무 성급하게 만들어서 만에 하나 부작용이 생기면 백신이 아닌 독을 접종맞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나온 지 3~4개월 밖에 안됐기 때문에 백신 후보물질이 있어도 안전성을 검증할 수 있는 중화항체, 면역반응 등에 대한 환자 데이터가 충분히 모이지 못했다”며 “이는 국내는 물론 전세계가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또 “이노비오나 모더나가 백신 개발 임상1상에 빠르게 돌입한 이유는 이들 기업들이 메르스 백신을 만들면서 백신 개발 플랫폼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신속허가를 통해 허가해 준 것”이라며 “임상1상의 경우 단기간에 항원 특성을 분석할 수 있겠지만 안전성과 효능을 확인하는 데 최소 수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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