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서 'RNA 방식' 코로나19 백신 임상 시작… 대량생산 가능성  

임페리얼 칼리지가 임상시험 중인 백신

사진 출처, Imperial College

사진 설명, 임페리얼 칼리지가 임상시험 중인 백신

영국 연구진이 2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약화된 바이러스나 변형된 바이러스를 사용하는 기존 백신과 달리 이번 백신은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중간물질이 리보핵산(RNA)의 합성물질을 사용한다. RNA 합성물질 소량으로도 대량의 백신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로빈 샤톡 교수가 이끄는 임피리얼 칼리지 연구팀 측은 건강한 일반인 300명에게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2회분을 투여한다고 밝혔다.

이 백신 후보물질은 현재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됐으며 항체 생성이 확인됐다. 

앞서 지난 4월 영국 옥스포드 대학도 자발적 참가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윌리엄 왕자는 옥스퍼드 대학 임상시험 장소에 찾아가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동영상 설명, 케이티는 이번 임상시험 단계에 참가하는 300명 중 한 명이다

금융업계에 종사하는 케이티는 인류가 바이러스에 맞서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임상시험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어떻게 해야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임상시험은 내가 참여할 수 있었던 일"이라며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정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백신 개발 진행 과정의 일부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따. 

임페리얼 칼리지 연구진은 1차 시험 단계 이후 10월 경 6000명을 상대로 또다른 임상 시험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2021년 초까지 영국을 포함한 세계에 백신을 배포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접근 방식

임페리얼 칼리지 카트리나 폴록 박사
사진 설명, 임페리얼 칼리지 카트리나 폴록 박사

현재 전 세계적으로 120개의 백신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또 중국, 미국, 영국, 호주, 독일, 러시아 등 6개 국가에서 13개의 임상시험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임피리얼 칼리지 연구팀이 개발한 백신은 기존의 백신 개발 방식과 조금 다르다. 

기존 백신이 약화된 바이러스나 변형된 바이러스를 사용하는데 반해, 이번 백신은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중간물질이 리보핵산(RNA)의 합성물질을 사용한다. 이 RNA 합성물질이 바이러스를 흉내내게 된다.

이 백신을 근육에 주입하면 RNA가 자가증폭해 복사본을 만든다. 그러면서 인체 내 세포에 코로나바이러스의 표면에 있는 돌기 모양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들도록 지시한다. 이는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고서도 면역체계가 코로나바이러스를 인식하고 싸울 수 있도록 훈련시킨다는 설명이다.  

백신을 만드는 데 극히 소량의 RNA가 필요한 만큼 대량생산이 용이한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연구진에 따르면 RNA 합성물질 1리터로 200만 개의 백신을 만들 수 있다.

로빈 샤톡 교수는 "불과 몇 달만에 우리는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부터 백신을 만들어 인간을 상대로 한 임상시험까지 이뤄냈다"며 "우리의 접근 방식이 작동한다면 백신은 병을 상대로 효과적인 방어막을 제공하고 앞으로 감염병 사태에 대응하는 방식을 혁명적으로 바꿔놓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함께 연구를 진행하는 카트리나 폴록 박사는 "조심스럽지만 시험 참가자들에 긍정적인 면역 반응이 올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면 연구에 참여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전 조사 데이터가 매우 유망했다. 면역 체계가 감염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중화 항체반응을 얻은 것"이라면서도 "백신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영국 정부는 백신 개발을 위해 임페리얼 칼리지에 4100만파운드(한화 약 623억원)를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