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고령층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보류… 집단 면역 문제 없을까

9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종합암예방접종센터에서 열린 백신 접종 모의 훈련에서 의료진이 훈련 참가자에게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9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종합암예방접종센터에서 열린 백신 접종 모의 훈련에서 의료진이 훈련 참가자에게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정부가 오는 26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국내 첫 도입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제품이다.

다만 논란이 일고 있는 만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접종은 일단 보류키로 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15일 질병관리청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 예방접종 2~3월 시행계획'을 이같이 밝혔다.

추진단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대상에서 만 65세 이상이 제외된 이유에 해 효과를 입증할 만한 자료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브리핑에 나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8세 이상 대상으로 허가가 났고, 65세 이상에 대해서도 안정성이 확인됐다"면서도 "백신 효과를 확인하는 데 필요한 임상시험 참여자가 660명으로 적었고, 접종군과 대조군에서 확진자 발생 숫자가 너무 적어 통계적으로 효과를 입증할 만한 자료를 도출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효과에 대한 임상 정보가 조금 더 확인된 이후 순차적으로 접종하는 게 훨씬 근거를 갖고 접종할 수 있겠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유럽 의약품청(EMA)과 영국 등 50개 국가에서 조건부 허가 또는 긴급 사용승인을 받은 제품이다.

하지만 독일 등 일부 국가에서는 백신 효과 불확실성을 들어 65세 미만에 대해서만 접종을 권고하고 있으며, 스위스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승인 자체를 보류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지난 10일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신중한 결정'을 사용상 주의사항에 기재하는 조건으로 이 백신을 최종승인한 바 있다.

첫 접종은 65세 미만부터

65세 이상 접종이 보류되면서, 국내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고령자가 아닌 만 65세 미만의 요양병원·요양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를 대상으로 26일부터 실시된다.

이번에 27만2131명이 접종을 받을 예정이다. 이들은 전체 대상자 64만9000명 중 약 42% 정도다.

접종 방식은 의사가 근무하는 요양병원은 기관 내에서 자체 접종하고, 요양시설과 정신요양재활시설 등은 의사 1명과 간호사 1명, 행정인력 2명으로 꾸려진 보건소 방문팀 등이 방문해 접종한다.

요양시설의 경우 지역 상황에 따라 보건소 접종도 가능하다.

나머지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해서는 다음 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추가 임상 정보가 나온 뒤 접종 방안을 다시 정하게 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15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관리청 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예방접종 시행 관련 내용을 설명 하고 있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15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관리청 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예방접종 시행 관련 내용을 설명 하고 있다

'집단면역' 계획 시기...차질 없을까?

정부는 당초 1분기에 요양시설 노인·종사자·의료시설 등 약 78만 명에게 접종하기로 했으나, 고령층이 제외되면서 기존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앞서 정부는 65세 이상에게 백신 접종을 우선해야 하는 이유로 "집단감염에 취약하고 감염 시 치명률이 높다"고 밝혔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치명률이 높아지는 코로나19의 특성상 이들을 최우선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첫 단추'인 65세 이상이 빠지면서 접종 대상자는 당초 목표보다 약 50만 명이나 급감한 상태다.

요양병원·요양시설 전체 대상자 64만9000명과 비교해도 65세 이상을 제외하면 37만 명 이상 적어진다.

정부는 일단 65세 이상의 경우 임상 등 추가 자료를 확보하면 검토를 통해 접종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는 계획이지만, 만약 일정이 확정되지 않으면 접종은 더 늦어질 수도 있다.

연말까지 집단면역 형성 목표가 가능하겠냐는 의구심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정은경 청장은 이 같은 우려에 "접종의 순서가 일부 변경되는 것일 뿐"이라고 선을 그으며 "최대한 65세 이상에 대해서도 근거를 확보하고 접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실행 계획들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예방접종 계획에 따른 접종 순서에 따라 고위험 의료기관의 보건의료인 35만여 명,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인 7만8000여 명을 대상으로 3월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백신별 도입 계획

사진 출처, 질병관리청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외에도 백신 공동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와 화이자, 모더나, 얀센 등과 공급 계약을 맺었지만, 백신마다 공급 일정이 다르다.

상반기 도입 예상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정도로 예상된다.

정부는 현재 요양병원이나 노인 의료복지시설,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 등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접종을 시행해 9월까지 전 국민의 70%를 대상으로 1차 접종을 마친 뒤 11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