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한림원 "코로나 백신, 대뇌정맥동혈전증‧이상자궁출혈과 연관성"

2022.08.11 17:16
인과성 평가 발표…심부정맥혈전증은 화이자 백신접종 후 소폭 발생 증가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접종 후 부작용으로 대뇌정맥동혈전증, 이상자궁출혈 현상이 백신 접종과의 인과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화이자 백신 접종자들에게 발생률이 다소 늘어난 심부정맥혈전증은 해외 연구결과와 일치하지 않아 추가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의학한림원은 11일 열린 코로나19백신안전성위원회 제3회 연구결과 발표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지난해 11월 발족한 위원회는 코로나19 백신접종후 이상반응의 과학적 인과성 평가를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20여명의 전문가들이 위원으로 참여 중이다.

 

의학한림원에 따르면 심부정맥혈전증은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뒤 질환 발생률이 소폭 증가했다. 의학한림원은 대뇌정맥동혈전증과 이상자궁출혈은 백신의 종류와 관계없이 접종 이후 발생률이 증가했으며 인과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인과성 조사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 청구자료와 질병관리청이 제공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력을 통해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30일까지 이뤄진 접종 자료가 활용됐으며, 이상반응 발생 확인 시점은 접종 후 21일 이내다.

 

심부정맥혈전증에 대한 분석 결과 전체 백신에서 질환의 발생 빈도가 증가하지는 않았지만 화이자 백신 접종자에게선 질환 발생률이 약 1.2배 증가했다. 의학한림원은 화이자 백신 접종 이후 심부정맥혈전 발생은 해외 연구결과와는 일치하지 않으며 과잉진단의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의학한림원은 “화이자 백신 접종 이후 발생하는 심부정맥혈전증 증가에 대한 세부 분석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부분 전문가가 동의했다”며 “앞으로 화이자 백신 접종 후 심부정맥혈전증과 폐색전증에 대한 면밀한 역학적 평가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심부정맥혈전증은 하지의 정맥 내에 생긴 혈전 때문에 발생하는 질병이다. 하지 부분의 압통 등이 주요 증상이다. 하지 혈관의 특정 부위에서 떨어져 나온 피떡이 심장을 거쳐 폐동맥으로 흘러가 폐동맥을 막으면 폐색전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대뇌정맥동혈전증은 코로나19 백신접종 이후 발생률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질환의 발병과 접종 간의 연관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과 성별로 살펴보면 30~64세와 여성 등에서 위험성이 증가하는 것이 관찰됐다.

박병주 의학한림원 코로나19백신안정성위원회 위원장이 11일 열린 '제3회 코로나19백신안전성위원회 연구결과 발표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의학한림원 유튜브 캡처

의학한림원은 “진단의 정확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위험군을 속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진단정확성 한계 등으로부터 자유로운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선 국내에서 확진된 환자의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한 연구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뇌정맥동혈전증은 뇌의 혈액을 심장으로 운반하는 뇌정맥에 혈전이 발생해 다양한 뇌기능 부전을 유발하는 질병이다.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며 가장 흔한 것은 두통이다. 대뇌정맥혈전증의 75%정도가 겪는다. 환자 중 40% 정도는 경련을, 30% 가량은 의식저하가 발생한다.

 

이상자궁출혈은 역학연구에서 접종한 백신과 관계없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발생위험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와 문헌고찰, 현재까지 나온 과학적 근거를 종합했을 때 이상자궁출혈은 코로나19 백신과 인과과계가 있는 것으로 인정됐다. 의학한림원은 다만 이번 검토는 빈발월경에 대한 발생 위험을 확인한 것으로 무월경이나 희발월경과 같은 이상자궁출혈 증상까지 확대해석할 수는 없다고 부연했다.

 

의학한림원은 “연구대상에는 일시적으로 이상자궁출혈이 발생한 뒤 추후 회복된 경우와 이상자궁출혈이 발생한 후 증상이 지속적으로 발현되는 대상이 모두 포함됐다”며 “향후 접종 후 만성적으로 이상자궁출혈이 나타나는 경우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수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의학한림원은 “이번에 이뤄진 인과성 평가는 백신과 부작용 간의 관련성을 ‘증명하거나 부정’하지는 않는다”며 “관련성의 확실성 수준을 결정하는 데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향후 역학적 근거와 기전적 근거를 종합해 인과성 평가 가이드라인을 수립할 계획이다.
 
박병주 코로나19백신안전성위원회 위원장은 “향후에도 다양한 백신과 관련 이상반응 질환들에 대한 백신과의 연관성을 분석하고 검토하는 작업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어지는 연구에서도 과학적 인과성에 대해 더욱 정확한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