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간 기능 이상 실마리 밝혔다

2022.08.01 16:16
mRNA백신 접종 후 자가면역성 간질환 일으키는 ‘T세포’ 발현 확인
서울 용산구 예방접종센터 코로나19 백신 보관소에서 의료진이 백신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서울 용산구 예방접종센터 코로나19 백신 보관소에서 의료진이 백신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자가면역성 간질환이 발생한 환자에게 간질환을 일으키는 T세포가 발현하는 현상을 국내 연구팀이 확인했다.  앞서 4월 공개된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생긴 T세포가 간 손상을 유발하고 자가면역 간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독일 프라이부르크대 연구팀의 연구결과를 뒷받침하는 국내 첫 사례다. 

 

서울성모병원은 1일 이순규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연구팀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부작용 사례에 대한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간장학 저널’에 최근 보고했다고 밝혔다.

 

연구에 언급된 환자는 기저 질환 관련 약을 복용한 이력이 없는 57세 여성이다.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으로 1회차 접종을 마친 후 피곤함과 기력이 쇠약해짐을 느끼고 병원을 찾았다. 건강검진 결과 평소에는 정상이었던 간 기능 수치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감별을 위한 검사 결과 1, 2형 바이러스성 간염은 음성이었다. 간 초음파에서도 특이소견은 없었다. 하지만 간 조직 생검 결과 T세포가 간의 일부 부위에 집중돼 조직을 괴사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가항체 검사에서 항핵과 항미토콘드리아 항체가 양성으로 판단됐다. 이는 자가면역성 간질환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이 환자에게선 자가면역성 간염과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이 동시에 진행되는 간 중복증후군이 확인됐다.

 

자가면역성 간염은 뚜렷한 이유 없이 지속적인 간세포 손상을 보이는 질환이다. 발병 초기는 피로감, 오심, 구토, 식욕 부진이 나타난다. 황달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일부 환자는 증상이 전혀 없기도 해 초기에 발견하지 못하고 부종, 혈액응고 장애, 정맥류 출혈과 같은 합병증이 진행된 후 병원을 찾는 사람도 있다. 원발성담즙성 담관염은 간기능이 전반적으로 저하되는 간경변증으로 진행하는 질환이다.

 

이 환자는 간 중복증후군 치료에 쓰이는 우르소데옥시콜산(UDCA) 등을 투여받고 2주 만에 정상 간수치를 회복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환자는 백신 접종 이후 발생한 간 중복증후군이 보고된 최초의 사례이기도 하다.

 

이순규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백신 이후 면역반응에 의한 간 손상과 간기능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기전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성필수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이순규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가톨릭의료원 제공
왼쪽부터 성필수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이순규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가톨릭의료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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