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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 이어 탄저백신 개발 성공…"생물테러 대응 비축"

등록 2023.11.01 09:44:28수정 2023.11.01 10:4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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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청-녹십자 협력 개발…식약처 품목허가 신청

기존 백신 부작용 개선 '재조합 단백질' 세계 최초

[서울=뉴시스] 충북 오송 소재 질병관리청 청사 전경. (사진=뉴시스 DB) 2023.11.0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충북 오송 소재 질병관리청 청사 전경. (사진=뉴시스 DB) 2023.11.01.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우리나라가 미국과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탄저백신 개발 기술을 보유한 나라가 됐다. 방역 당국과 민간이 협력해 개발한 백신으로, 기존 백신의 부작용을 개선한 '재조합 단백질 탄저백신'을 개발한 것은 세계에서 최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31일 이번에 개발한 탄저백신(GC1109)을 대테러 위기대응 의약품으로 상용화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고 1일 발표했다.

탄저는 탄저균에 의해 발생하는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생물테러에 악용될 만큼 위험성이 높다. 탄저포자를 들이마시거나 감염된 동물·부산물에 피부가 노출된 경우, 오염된 육류를 섭취하는 경우 감염된다. 호흡기 탄저는 치사율이 높고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치명률이 97%에 이른다. 탄저포자에 노출된 사람은 발병을 억제하기 위해 항생제를 60일 이상 장기 투여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에 따르면 50㎏ 상당의 탄저포자를 인구 50만명 거주 지역의 2㎞ 전방에 살포하면 12만5000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9만5000명이 사망할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 전역에 우편물을 통한 생물테러에 사용됐으며 22명이 감염됐고 5명이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번에 질병청과 녹십자가 협력해 개발한 탄저백신은 탄저균의 방어항원(Protective Antigen, PA) 단백질을 주성분으로 하고 있다. 기존에 개발된 백신이 갖는 독소 부작용 우려를 개선해 더 안전한 재조합 단백질 탄저백신으로 개발했다. 이는 세계 최초 사례이다.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한 결과 탄저백신 접종 그룹에서 탄저균 독소를 무력화할 수 있는 충분한 항체가 생성되는 것을 확인했다. 급성 및 중증의 이상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미한 이상증상은 백신 접종 그룹과 위약 접종 그룹 간에 차이가 없었다.

탄저균은 사람에게 감염 시 치명률이 높아, 다수의 사람을 대상으로 탄저균 감염에 대한 백신 방어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3상 시험을 실시하기 어렵다. 이에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의 개발 촉진 및 긴급 공급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백신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동물규칙(Animal rule)을 적용한 임상3상 대체 동물실험을 수행했다.

토끼 모델을 통해 장기 면역원성 및 탄저균 포자 공격접종에 대한 방어능력을 생존률로 평가하는 시험에서 백신 4회차 접종 후 6개월 시점에도 높은 탄저 독소 중화 항체가가 유지되며 탄저균 포자에 대해 높은 생존률이 확인됐다.

질병청은 탄저백신 국내 생산과 개발에 성공함에 따라 백신주권을 확립하고 해외 백신 수입 비용 절감과 안정적 백신 공급이 가능하며 국가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질병청은 내년에는 탄저백신에 대해 품목허가가 완료되고 생물테러 대응 예방백신으로 비축하는 등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식약처 품목허가 승인이 완료되면 유사시를 대비한 국내 탄저백신 생산 및 비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생물테러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을 한국이 생산하고 보유할 수 있는 것만으로 생물테러 발생을 감소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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